투자 배경
* 본 글은 과거의 투자를 다룹니다. 현재의 정보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때는 24년 1월 어느 날. 엔비디아가 미칠듯이 오르는 와중에 탑승할 용기가 없던 나는 피터 린치 선생님의 교훈을 떠올렸다 : ‘테마주 사지 마라’ 나는 이 말을 철저하게 따르려고 했다. 남들과 반대로 가야 돈을 벌 수 있다는 홍대병스러운 생각에 휩싸여 종목을 알아보던 내게 갑자기 보인 기사 ‘인텔 파운드리 투자’. 이거다 싶었다. 지나가던 똥개가 무슨 첨단사업을 시작하더라도 미국이 밀어주면 잘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막연하게 인텔 ‘cpu 1황 아닌가?’ ‘그냥 장이 좋으니까 그냥 아무거나 사도 그냥 10% 이상은 우습게 수익률 나겠지’ 라는 생각이 무의식에 깔려 있었다.
– 두괄식으로 결과부터 말하자면, 24년 1월 폭주하던 엔비디아가 이후 1년 동안 2배 넘게 오를 동안 인텔은 정확히 반대방향으로 수직하강하며 꼬라박았다. 나는 그 와중에 손절을 쳐서 다행히 투자금이 반토막 나진 않았지만 빈속에 먹는 소주처럼 속이 쓰렸다.
– 하지만 패배에서도 얻는 게 있는 법. 앞으로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단 마음가짐으로, 또 다른 사람들도 나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실패한 투자를 복기하는 글을 써본다.
투자 과정
종목 분석

– 나름 투자 리포트도 보면서 원노트에 내가 생각한 내용들을 정리했고, 나름 머리를 굴려 판단한 결론은 아래와 같았다. (원노트에 메모로 적어놓은 걸 그대로 복붙했다)
* 생각(24년 1월)
- 막상 좀 알아보니까 매혹적이라고 느껴지진 않는다.
- 생각보다 IFS의 매출 비중은 미미하구나. 물론 성장 중이라고 하지만…
- 인텔도 결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사이클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PER이 최고치일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 시즌 즘에 좀 더 담아둬야 하는 게 아닐까? -> 1주~2주 정도 관망 후 좀 더 담아도 될 듯
– 매혹적으로 느끼지 않았음에도 나는 인텔을 진짜 말 그대로 ‘무지성’ 매수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일관성 없는 투자였다.
시간전개

– 1차 매수와 2차 매수 간의 텀이 보이는가. 처음 투자할 때 시간 지평, 목표에 대한 설정 없이, 진짜 생각 없이 매수한 결과다. 어느 정도의 이익을 보고 팔 것인지, 만약 계획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추가 매수할 것인지, 추가 매수는 언제, 얼마나 할 것인지 등. 나는 엔비디아를 시샘한 만큼 치밀하지 못했다.
– 전량 매도한 날은 브로드컴이 하루 만에 12% 넘게 오른 날이었다. 나는 FOMO 때문에 인텔을 매수했고, FOMO 때문에 인텔을 매도했다. 어떤 철학도 없는 투자였고, 그 대가는 손실이었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내가 매도한 이후 인텔 주가 차트가 꼬라박았다는 사실)
투자 결과
티커 | 거래일 | 거래 구분 | 거래 수량 | 평균단가 | 매수총액 | 매도총액 |
---|---|---|---|---|---|---|
INTC | 2024-01-16 | 매수 | 16 | 46.84 | 749.44 | |
실현 손익($) | 2024-05-06 | 매수 | 16 | 31.07 | 497.12 | |
-273.056 | 2024-06-13 | 매도 | 32 | 30.422 | 973.504 |
– 결과적으로 총 투자금 1246.56 달러, 실현 손익 -273.056 달러로 -21.9%의 손실을 기록했다.
투자 고찰
1. FOMO가 투자의 동기나 목적이 되어선 안된다
– 뇌동매매하지 말 것. 시간 지평, 목표 금액, 플랜 B 등 생각하고 투자할 것
2. 일관성을 가질 것
– ‘종목 분석으로 얻은 근거를 기반으로 투자를 할지 말지 결정한다.’가 원칙이라면 그렇게 할 것. 실컷 분석해 놓고 좀 아닌 것 같지만 괜히 투자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투자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럼 종목 분석은 그냥 사고 싶었는데 이유 끼워 맞추기용으로 한 시간 낭비가 된다.
3. 기술로 먹고사는 기업의 기술이 시원찮으면 매수를 보류하자
– 특히, 인텔과 같이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제품들은 특히 그 반응을 살펴야 한다. 인텔 최신 제품의 경우 하자가 있는데, 나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그냥 영업이익과 파운드리 사업부의 점유율만을 매수 근거로 삼았다. 숫자도 중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정보는 숫자로 주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